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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인문학 - 음식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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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인문학 - 음식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휴머니스트

주영하 (지은이)

201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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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음식은 일상이자 인문학이다
- 책의 개요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학계에서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는 학자다. 역사학과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민속학 담당 교수라는 경력도 주목을 끌지만, 무엇보다 한국에서 음식 관련 담론을 독보적으로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생존의 기본 요건이자 식도락의 대상인 ‘음식’을 인문학의 영역으로 끌어와 탐구한 결과물인《음식인문학》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음식’은 식품영양학 ‘요리학’ 조리학의 대상으로, 좀 더 맛있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기 위한 활동이 음식 연구의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대중들은 ‘삼시 세끼’라는 말로 표상되는, 삶의 가장 일상적인 부분 정도로 음식을 인식하고 있다. 이런 풍토아래 저자는 학문적 관점을 통해 음식에 접근함으로써 끊임없이 음식과 인문학을 접목해왔다. 하지만 이미 세계 학계에서는 음식의 생산과 소비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문화적 현상을 ‘음식학(food studies)’이라는 독립된 학문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음식학은 음식의 생산과 소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에 나타난 철학, 역사, 사회적 기능과 상징, 국가 정책 등 매우 다양한 분야를 포섭한다. 저자는 《음식인문학》에서 한국 음식의 문화와 역사를 탐구함으로써 한국학계에서 음식학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음식학의 가능성을 세 가지 문제의식에 담았다. 첫째, 오늘날 한국의 음식소비는 어떠한가? 둘째, 한국음식에 근대는 어떻게 개입했는가? 셋째, 음식과 관습에 혼재된 오래된 것과 그렇게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이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함으로써 음식과 인문학의 만남이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준다.
《음식인문학》은 좁게 보면 한 학자의 10년 연구사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며, 넓게 보면 한국 음식 담론의 변천 과정에 대한 반추이자 향후 방향에 대한 예측과 그 근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독자들은 음식 담론의 흐름을 읽음으로써 한국에서 ‘음식학’의 가능성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식으로 역사와 문화와 전통과 국가를 이해하는 새로운 차원의 인문학이 태동함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먹고 마시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학문적으로도 의의가 충분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식품학 연구자가 주로 맡았던 한국음식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연구는 이제 인문사회과학 연구자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식품학 혹은 문화인류학이나 민속학의 연구만으로 음식의 역사와 문화에 접근하여 전모를 밝히기는 어렵다. 따라서 식품학적이면서 역사학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문화인류학과 민속학의 이론과 방법론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처럼 과학·예술·역사·사회, 그리고 다른 여러 학문 분과를 포함하여 음식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하는 학문이 바로 ‘음식학(food studies)’이다.
― 본문 중에서

오늘의 한국을 말하다 _현재의 음식소비를 통해 읽는 21세기 한국
- 이 책의 주제 1


이 책의 첫 번째 문제의식은 ‘오늘날 한국의 음식소비는 어떠한가?’이다. 저자는 음식이 주도한 사회 변화나 사회 변화가 음식에 끼친 영향을 살피는 관점과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그에 답한다. 즉, 주택과 가족 제도의 변화가 음식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류 전파에 따른 해외에서의 한국 음식 소비와 ‘음식 한류’의 진실은 무엇인지, 한국음식을 상징하는 맛인 매운맛은 어떤 형성 과정을 거쳤는지, 한국음식의 대표처럼 여겨지는 비빔밥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등 여러 담론을 살펴 ‘음식소비’라는 창으로 21세기 한국의 음식문화를 돌아본다.
특히 ‘1장 식구론’에서는 양옥으로의 변화와 핵가족화가 음식 소비에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를 밝혔다. 부뚜막과 아궁이로 이뤄진 부엌이 입식 주방으로 바뀐 현대식 주택은, 무쇠솥이 전기밥솥에 밀려난 것은 물론 장독대가 김치냉장고로 대체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들이 결국 밥 먹는 자리의 변화까지 초래했다고 말한다. 가장(독상), 남자(겸상), 여자(부엌, 안방)로 나뉘어 식사하던 가족은 이제 식탁에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아랫목을 중심으로 위계에 맞춰 배열되던 식사 자리는 이제 TV가 잘 보이는 자리를 중심으로 맞춰 앉는다. 이처럼 주택의 변화가 음식뿐만 아니라 식사 방식까지 바꿔놓았음을 밝히고, 함께 밥을 먹는 집단인 ‘식구’라는 개념의 변천을 읽어낸다.

근대와의 조우 _한국음식의 근대적 변용
- 이 책의 주제 2


이 책의 두 번째 화두는 ‘근대’이다. ‘한국음식’이라는 인식이 근대주의와 함께 형성되었다고 본 저자는 근대라는 거대한 물살이 조선의 음식과 만나 어떤 변화를 빚어냈는지, 그것이 지금의 한국음식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관심을 둔다. 이는 개항시기 외국 사신을 접대하기 위해 펼쳐진 연회의 방식을 살피고, 숙박업소에서 주점으로 바뀌어버린 주막의 발달과 변용 과정을 좇으며, 근대에 들어서면서 민물생선에서 바다생선 중심으로 변해간 생선 소비의 변화 이유를 찾고, 일본인이 어떤 타자적 관점에서 조선음식을 바라보았는지를 살피는 연구로 이어진다.
특히 ‘5장 식탁 위의 근대’는 <조일통상장정 기념 연회도>라는 그림을 통한 역사 읽기를 시도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1883년, 조일통상장정 조약을 체결한 후에 치러진 연회를 기록한 그림 한 점을 놓고, 연회 참석자, 참석자의 좌석 배치, 사용된 식기, 음식 등을 살폈다. 그렇게 강화도조약 체결 후 1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치러진 연회에 서양 음식과 서양식 식기가 등장했음을 밝힘으로써,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인 서양의 근대가 이윽고 ‘배우기’로 변환되는 과정이라고 파악한다. 즉, 정치적 파벌을 막론하고 근대의 수용 의지를 밝히는 공식적 입장 표명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만들어진 음식의 전통 - 한국음식, 전통과 전통이라는 허상
- 이 책의 주제 3


이 책이 던지는 세 번째 질문은 ‘한국음식 가운데 오래된 것과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것들은 무엇인가?’이다. 저자는 한중일의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의 역사를 비교하고, 음식문화에 투영된 유교 사상을 파헤쳐 제사와 음식문화의 상관관계를 밝힌다. 더불어 굿상에 올라간 음식의 변천과정을 밤섬에서 마포로 이동하면서 변화된 도당굿을 통해 살피고,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등장한 음식 관련 묘사들을 치밀하게 살핌으로써 한국인이 잘못 알고 있는 음식에 얽힌 상식을 반전시킨다. 즉 ‘오래된 것’이 실상은 ‘만들어진 전통’일 수 있음을 간파한다.
특히, 홍명희의 소설《임꺽정》을 분석한 내용(‘13장 상상 속의 조선음식’)은 무척 흥미롭다. 저자는 소설에 등장하는 음식 관련 묘사는 모두 추려내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1400~1500년대에 실제로 소설에 나오는 것과 같은 음식을 먹고 식기구를 사용했는지 조사했다. 이를 통해 풍속사를 재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임꺽정》은 벽초가 조선적이라고 생각한 것을 엮어놓은 ‘소설’일 뿐이라고 말한다. 벽초의 소설을 통해 만나고 정립되어온 ‘조선의 전통’은 그저 ‘상상 속의 조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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