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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예담
이동진 지음
2007-10-19
대출가능 (보유:2, 대출:0)
사랑의 추억과 흔적, 리얼리티와 판타지, 찰나와 영원을 찾아
영화 속으로 걸어가다
<필름 속을 걷다>의 지은이 이동진 기자는 섬세한 시선과 감수성이 뛰어난 글쓰기로, 기자로서는 드물게 고정 독자 팬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는 그러한 특징이 유감없이 나타나 있는데,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여행자로서의 느리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발걸음과 시선이 그 매력을 더한다.
예를 들어 <러브레터>의 주인공들이 다녔던 중학교를 직접 찾은 이동진 기자는 촬영 장소였던 교실 뒷자리에 앉아 어린 소년 소녀들의 풋사랑을 진지하게 떠올려보기도 하고 여자 주인공의 집으로 등장했던 곳을 찾기도 한다. 비록 폭설을 만나고 빈 집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리지만 한눈에 극중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풍경을 만나게 해준다.
이 책의 여정은 대체로 쓸쓸하고 외로운 주인공들의 뒷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터널 선샤인>의 배경이 된 미국 몬탁의 바닷가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배경이 된 일본 치바현 규주쿠리 해변가는 홀로 찾은 사람의 비밀스러운 의식의 장소로 겹쳐지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훗날을 떠올리게 한다. <러브 액츄얼리>에서처럼 크리스마스에 찾은 런던은, 어디에나 있다는 사랑을 확인하기에는 외로운 곳이었으며 홀로코스트의 암울한 기억을 담은 <쉰들러 리스트〉의 폴란드의 겨울은 무거웠다. 이 밖에도 ‘그저 슬픔을 타고난’ 장국영의 흔적을 찾아 떠난 홍콩과 노음악가가 외롭게 죽어간 궤적을 따라간( <베니스에서 죽다>) 베니스 등의 풍경도 영화보다 더욱 인상적으로 남는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개봉되거나 소개되지 않고도 소수의 마니아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영화 <행잉록의 소풍>을 소개한 글은 영화를 보지 않아도 그 신비한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어서 연재 당시에도 큰 반향을 얻은 바 있다.
영화평론가.
《필름 속을 걷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밤은 책이다》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시간》 등의 책을 펴냈으며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을 김중혁과 함께 썼다. 현재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영화 프로그램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무비썸〉 등을 진행 중이다.
“좋은 책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좋지 않은 책은 간단하고도 명확한 답변을 자신 있게 제시하지만, 좋은 책은 늘 에둘러가고 머뭇거리다가 결국 긴 꼬리를 가진 질문을 남긴다. 카프카의 말처럼 한 권의 책이 얼어붙은 바다를 내리치는 도끼일 수 있는 것은 그 도끼의 날이 피할 수 없는 질문으로 벼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묻는 만큼만 이해할 수 있다.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제대로 물어야 한다.”
#01 흔적을 찾다
세상으로 내려가야 할 시간 ―〈러브레터〉, 오타루
숲을 이룬 꽃은 시든다 ―〈비포 선셋〉, 파리
사랑은 소화불량으로 죽는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시카고
시간을 견뎌낸 모든 것은 ―〈이터널 선샤인〉, 몬탁
사랑을 말하면 사랑을 하게 된다 ―〈러브 액츄얼리〉, 런던
#02 리얼리티를 찾다
입에서 터지는 탄산의 죄책감 ―〈화양연화〉, 캄보디아
무엇일까 어딜까 그저 또 ―〈행잉록의 소풍〉, 오스트레일리아
과소비되는 혁명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쿠바
겨울 바다에 갔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치바
게으름 피울 수 있는 권리 ―〈나니아 연대기〉, 뉴질랜드
#03 시간을 찾다
봉인된 시간 ―〈글루미 선데이〉, 부다페스트
당신이 여기 있으면 좋겠어 ―〈쉰들러 리스트〉, 폴란드
이 차가운 별의 귀퉁이에서―〈티벳에서의 7년〉, 티베트
어떤 이들은 그저 슬픔을 타고난다 ―장국영을 기억하다, 홍콩
깊을수록 고독한, 섬 ―〈베니스에서 죽다〉, 베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