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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변신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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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변신

레모

피에레트 플뢰티오 (지은이), 이상해 (옮긴이)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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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여성, 빼앗긴 동화를 되찾다.

익숙한 옛이야기 속 여성의 모습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해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경악스러울 정도이다. 온종일 거울을 쳐다보며 가장 이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왕비를 비롯해서, 왕자가 와서 키스해줄 때까지 잠이 들어있어야만 하는 공주의 모습까지.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왔고, 그런 이야기들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의식 속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동화 속에 그려진 구세대적인 여성상에 대한 반발로 이미 오래전부터 작가들은 익숙한 이야기를 전복하는 글쓰기를 시도해 왔고, 이번에 출간된 피에레트 플뢰티오의 『여왕의 변신』도 그러한 흐름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피에레트 플뢰티오는 과거의 시간에 매몰되어 있던 동화를 현대로 끌어내 재창조하고 있다는 점이고, 더 재미있는 사실은 『여왕의 변신』이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것처럼, 공주가 아니라 여왕, 즉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여섯 편의 동화 다시 쓰기, 그리고 한 편의 이야기

1985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그해 공쿠르 단편 문학상을 받은 『여왕의 변신』에는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백설공주」를 다시 쓴 「일곱 여자 거인」을 제외한 다섯 편은 모두 샤를 페로의 동화를 다시 쓴 것이며, 마지막 단편 「여왕의 궁궐」은 작가 자신의 동화 다시 쓰기 작업을 통해 새롭게 창작된 이야기라는 점에서 『여왕의 변신』에 특별함을 더 해준다.

식인귀의 아내라 채식주의자라고?
신데렐라가 남자라고?
푸른 수염을 저주에서 풀려나게 해주는 사람이 빨간 바지를 입은 소녀라고?


『여왕의 변신』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엄지 동자’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한 식인귀의 아내 이야기로 시작한다. (식인귀의 아내는 원작에서는 단 몇 줄밖에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이 소설에서 식인귀는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남성성을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식인귀의 아내가 되었는지를 회상하는 장면은 기도만으로도 구원이 가능하다는 순진함을 보여주는 옛이야기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파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식인귀의 아내」는 한편의 예술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을 전해 준다. 프랑스에서는 출간 당시 오페라로 각색되어 공연되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용어까지 만들어진 신데렐라의 남성 버전 「신데렐로」는 같은 이야기에서 주인공의 성(性)을 바꾸었을 때 얼마나 큰 차이가 만들어지는지를 새삼 확인하게 해준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대한 작가의 분노는 『여왕의 변신』에서 「도대체 사랑은 언제 하나」와 「잠자는 숲속의 왕비」로 재탄생한다.

“바늘에 손이 찔린다고 해서 잠이 들지도 않고 왕자를 본다고 해서 깨어나지도 않아요. 반면에 왕자를 보는 바람에 바늘로 자기 손을 찔러 백 년 동안 잠이 들 위험은 분명히 있죠.” (p.130)

『여왕의 변신』에서 전복적인 다시 쓰기의 묘미를 보여주는 작품은 「빨간 바지, 푸른 수염, 그리고 주석」과 유일하게 페로의 작품이 아닌 ‘백설공주’ 이야기를 다시 쓴 「일곱 여자 거인」이다. 연쇄 살인마, 그것도 여성만 골라 살해하는 자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푸른 수염’이 변명처럼 이야기하는 저주에서 빠져나오게 해주는 이는 ‘빨간 두건’을 패러디한 ‘빨간 바지’이다. 빨간 바지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와 할머니, 두 여성의 교육 방식이었다.

「일곱 여자 거인」은 ‘백설공주’의 조력자였던 ‘일곱 난쟁이’를 단순하게 패러디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가 서문에서 ‘거울 앞에선 불쌍한 계모의 참혹한 운명’이라고 강조했듯 오로지 여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거울의 마법적인 힘을 역설의 힘을 동원해 통쾌하게 깨부순다.

「잠자는 숲속의 왕비」와 「여왕의 궁궐」은 『여왕의 변신』에서 독창적인 여성의 글쓰기의 양상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는 이 책 전체의 흐름에 골을 내는 중요한 징후를 발견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바로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의 자의식이 ‘나’라는 대명사로 자신을 지칭하며 이야기에 개입한다는 점이다. (...) 서술자의 모습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작가는 자신의 마음대로 왕비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는 것에 절규한다. (...) 그리고 이 책은 길고 긴 이야기의 여정을 거쳐 자신이 창조한 인물을 무력하게 마주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작가의 발걸음을 따라 끝을 맺으려 한다. - 작품 해설 중에서 -

여왕의 변신에서 독자의 변신으로

작가가 의도했던 것은 동화 속 인물들을 재탄생시키는 것이었지만, 글 쓰는 작업은 결국 작가 자신을 가장 많이 바꾸기 마련이다. 그다음 차례를 이어받아, 변신의 릴레이를 계속 이어나갈 사람은 다름 아닌 독자다. 과거에 주입받았던 자아상을 벗어던지고 현실 속에서 다시 태어날 준비가 된 사람은 누구나 새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열정적으로 삶에 임하도록 도와준다. 그때의 나는 이미 이 책을 읽기 전의 내가 아닌 것이다. 작가는 한때 여왕이었던 여인의 힘을 빌려 우리에게 속삭인다. ‘분명해, 이게 내 삶이야.’ (333쪽) - 작품 해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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