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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 매일의 기분을 취사선택하는 마음 청소법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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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 매일의 기분을 취사선택하는 마음 청소법

웨일북

문보영 (지은이)

2020-07-20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행복 앞에서 배은망덕해집시다!"
우리는 무언가와 헤어질 때야말로 그것과 제대로 만나게 된다


지지부진한 관계, 헛된 희망, 불안과 상실, 우울 그리고 외로움. 마음의 발목을 잡는 감정이 생길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나요? 불안이 습관처럼 일상을 덮칠 때마다 시인은 무언가를 버리기로 합니다. 하루에 하나씩 자기 주변의 물건들과 작별하는 것이지요. '고무줄이 늘어난 바지'나 '신발 앞코에 구겨 넣은 신문지'같이 아주 사소한 물건부터, 자신의 '오랜 글'이나 '도로 위에 새어 나오는 영혼'처럼 예사롭지 않은 사연들까지. 시인은 자신의 누추한 감정을 물건에 담아 멀리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마음속 어둠을 걷어내는 일이 분명한 행복임을 선언합니다. "우리, 행복 앞에서 좀 배은망덕해집시다!" 물건을 버려 마음을 비우고, 다시 그 안에 조금 더 확실한 행복을 채워 넣는 것. 이 단순한 작업은 시인 고유의 빛나는 문장과 확장된 감각으로 버무려져 우리에게 읽기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또한 당신이 버리게 될 마음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될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합니다.

"왜 불행은 확실하고 행복은 불안할까?"
불안이라는 오랜 지병과 잘 헤어지는 방법


전염병이 창궐했습니다. 모두가 우울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번 몸에 새겨진 불안과 불안의 기억은 언제고 다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전염병이 있기 전에도 우리는 불안이라는 친숙한 바이러스 안에서 웃고 울고 뒹굴며 살았습니다. 우리의 생에 한번 각인된 불안은 쉽게 떠나지 않고 지병처럼 평생 마음 안에 기생할 뿐입니다. 불안에 관해 둘째가라면 서러운 시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불안이 자기 안에서 마음껏 날뛸 수 있도록 공공연하게 선언하는 사람입니다.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불안에 떱니다. 시험과 마감, 인간관계에 불안을 느끼고, 글을 쓸 때 옆에 쓰레기통이 없다는 이유로 불안을 느끼며, 잠이 달아서 불안하고, 놀이기구를 타며 너무나 행복한 나머지 불안해합니다.
"왜 불행은 확실하고 행복은 불안할까?" 그녀는 불안이 자신의 행복을 숙주삼아 확장하는 모습을 보며 결단을 내립니다. 일상을 지배하는 불안과 타협하기 위해 매일 한 가지 물건에 쓸모없는 감정을 붙이고, 그것을 버린 다음, 관찰 일기를 쓰는 것. 버리기와 기록하기,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잘 헤어지는 방법'을 탐구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쓰레기는 엄마의 오줌이다. (···) 화장실에서 오줌 컵에 담긴 엄마의 오줌을 50번쯤 버리자, 엄마의 오줌은 내가 버려본 쓰레기 중에 가장 사랑에 가까운 쓰레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엄마는 평생 나의 공포와 나의 꿈과 나의 불행을 관찰한 사람이다. 엄마는 내가 기쁘든 슬프든 옆에서 나의 삶을 기꺼이 관찰했다. 반대로 엄마의 공포는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관찰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제는 엄마의 슬픔과 인생, 엄마가 품고 있을 내면의 어떤 공포와 이야기를 관찰하고 싶었다.
- <내가 사랑하는 쓰레기> 중에서

그녀가 버린 것은 단지 간병 중인 엄마의 오줌이지만, 그 안에 함께 묻어 버린 것은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엄마의 슬픔과 우울 그리고 고통에 무관심했던 지난날의 자신입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엄마의 오줌을 버리며 엄마의 슬픔에 기꺼이 발 담그려합니다. 그러고는 쑥스러운 듯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갚아야 할 관찰의 빛이 너무 많아서 그래요.'

"바지 환승을 위해 오래된 바지를 버렸다"
문보영이라는 이름의 성장기를 목격하다


등단 후 1년 만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은 여느 시인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틈날 때마다 힙합을 추고, 손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독자에게 배달하는 자발적인 연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영상 언어인 브이로그를 통해 소통했습니다. 매년 한 권의 책을 내며 누구보다 부지런히 창작 활동에 매진한 그녀는 패기 넘치는 청춘의 아이콘을 넘어, 이 시대의 보편적 슬픔을 보듬는 영향력 있는 작가로 성장했습니다.

"사람들은 손잡이가 없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문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시를 쓸 때만큼은 사람의 무릎이나 겨드랑이 아니면 허벅지에 난 점 따위에 달린 작은 손잡이가 보이며, 열릴 리 없지만 왠지 열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다."

위의 글은 시인의 문학상 수상 소감의 일부입니다. 늘 번뜩이는 표현과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른 차원의 감각에 천착하던 시인은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를 통해 타인의 우울과 타인의 행복을 염원해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친구를 위해 쓴 편지가 친구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밝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나의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친구들에게 행복하라고 부추기고 싶진 않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그 사람이 삶에 감사해야 할 이유를 나열하고 상기시키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 <환승 바지> 중에서

단순한 흥미로 물건을 버리기 시작한 그녀는 마침내, 가장 아끼던 물건을 버리게 됩니다. 천식을 일으키는 낡은 곰 베개를 버리고 새 베개를 들이게 된 것이지요. 고통스럽지만 익숙하다는 이유로 감내해야 했던, 아픈 인연과 낡은 어제의 기억을 과감히 끊어냅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깨닫는 순간입니다.

"버리지 않으면 익숙해질 수 없구나. 나를 아프게 하는 것, 숨을 못 쉬게 하는 것을 왜 버리지 못할까. 나에게 해를 가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끈질기게 갖고 있다. 누군가를 끊어내지 못했던 것처럼, 어떤 기억을 잊지 못했던 것처럼, 어제를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 <세상의 연약함을 뚫고 자라난 두 개의 다리> 중에서

그녀의 글은 여전히 감각적이며 또한 젊은 작가에게 거는 사람들의 기대를 한껏 충족시킵니다. 거기에 타인을 향한 사려 깊은 메시지를 더해, 불안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보냅니다.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불안 앞에서 크게 비명을 지르고, 돌아서서 혼자 울기도 하지만, 결국 용기 내어 불안과 마주합니다. 그 모습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가 버린 서른일곱 개의 사소하지만 의미가 담긴 물건들. 당신이 버리게 될 물건에는 어떤 사연이 담길지, 비워낸 불안의 자리에 어떤 행복이 깃들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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