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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바람의 길을 걷다 - 고비사막에서 엄마를 추억하며 딸에게 띄우는 편지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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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바람의 길을 걷다 - 고비사막에서 엄마를 추억하며 딸에게 띄우는 편지

책으로여는세상

강영란 지음

2014-02-23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아이와 난 또다시 짐을 꾸렸습니다.

어디로 떠날지 고민하진 않았습니다.

하늘과 땅만이 있는 곳, 바로 ‘고비’였습니다.



딸이 엄마가 되어 다시 엄마를 추억하는 고비사막 여행길

그곳에서 딸에게 들려주는 오래전 엄마의 말씀




우기를 지난 고비사막은 온통 푸른빛입니다. 사막이라면 모래와 자갈 범벅일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무지는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푸르게 펼쳐진 초원은 끝이 없습니다. 키 낮은 꽃들 앞에 쪼그려 앉아 있던 딸아이가 꽃 한 송이 따서 말없이 건넵니다. 연보랏빛 꽃입니다.

아! 나는 내 엄마에게 꽃 한 송이 건넨 적 있었던가… 생각해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 역시 엄마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인 줄만 알았습니다. 웃음 많고 눈물도 많았던 엄마를, 잔병치레 잦았던 엄마를 쏙 빼닮은 내가 엄마도‘나와 같은 여자’라는 것을 생각이나 해본 적 있었던가? 꽃피면 꽃 곱다, 바람 불면 바람 좋다 온 가슴으로 느끼는 나의 가슴이 엄마로부터 왔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었던가?

일흔도 안 되어서 찾아온 몹쓸 놈의 병 치매로 자식마저 놓고 말갛게 누워서 이미자 노래를 흐드러지게 부르다 가신 고운 엄마를, 엄마가 아닌 여.자.로, 꿈도 있고 좋아하는 꽃도 있을 여.자.로 생각한 적이 있기나 했던가?



‘이미자 노래 허는 데나 한번 델다 주라’던 엄마의 말씀에 ‘그래, 그럴게’대답만 해놓고 내 새끼 키우기 바쁘다는 핑계로 그 약속 결국은 지키지 못하고 가시게 한 딸년이 아이가 건네준 작은 꽃 한 송이에 울컥 목이 메었습니다.



그렇게 가신 울 엄마도‘배추’가 아닌,‘무’가 아닌 좋아하신 ‘꽃’한 가지쯤 있었을 텐데, 엄마는 떠나셨고 난 엄마가 좋아하셨을 꽃 이름을 끝내 알 수 없겠습니다.



-본문 중에서-





한 편의 동화 같은, 엄마와 딸의 고비사막 여행길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은 둘이 아닌 셋이다 ! 어째서일까?




어느 날, 중학생인 딸아이가 말했다. “엄마가 좀 더 늙어도 좋겠어. 흰머리의 엄마랑 느릿느릿 여행하고 싶어서….” 아직 흰머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십대 중반이었던 지은이는 그때부터 흰머리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겁도 없이 늙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흰머리의 엄마랑 느릿느릿 여행하고 싶어서’라는 아이의 한마디는 겁도 없이 늙음과 흰머리를 기다리게 하는 주문이었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검은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아진 어느 날, 엄마와 딸은 고비사막을 향해 짐을 꾸렸다.



언뜻 보면 이 책은 엄마와 딸의 고비사막 여행기 같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은 둘일 터이지만, 놀랍게도 주인공은 둘이 아닌 셋이다. 어째서일까? 지은이는 끝도 없이 펼쳐진 고비사막에서 지금은 돌아가신 오래전 엄마의 모습을 추억해낸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비사막과, 낡은 게르에서 맛본 칼국수 한 그릇, 낙타에게 매어놓은 밧줄 하나, 황금빛 모래사막과, 황홀경과 같았던 사막에서의 달밤은 모두 엄마에 대한 기억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끝도 없이 펼쳐진 모래사막 풍경이, 어느새 어린 시절 우리가 뛰놀던 집 앞마당과 담벼락,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잡고 졸래졸래 따라갔던 재래시장의 모습, 그리고 늘 일만 하시던 엄마의 땀 냄새와 겹쳐져 그려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사막 속에서 만나는 오래전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니! 잘 맞지 않을 듯한 이 조합은 마치 한 편의 동화처럼 섬세하고도 따스하게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까맣게 잊고 지냈던 오래전 엄마에 대한 기억을 가만히 더듬게 만든다.



이미 20년 넘게 엄마로 살아온 지은이도 한때는 철부지 딸이었고, 그녀에게도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다. 그 엄마는 한때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하게 만드는 엄마였고, 그 딸이 엄마가 된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만큼 진정성 있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은 잘 압니다”라고 고백하게 만드는 엄마이기도 하다.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딸은 딸아이의 손을 잡고 고비사막을 걸으며 오래전 엄마가 하셨던 말씀을 다시 딸에게 전해주기 시작한다.



올해는 당신도 엄마와의 여행, 혹은 딸과의 여행을 계획해보면 어떨까?

엄마와 딸은 수천, 수만 겁의 인연으로 지어진 것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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