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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올빼미
연금술사
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공경희 옮김
2013-05-19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고독한 필통 뚜껑 장식사가 벽에 비친 올빼미 모양의 자신의 그림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파리에서의 두 번의 자살 시도 끝에 마침내 이상하고 낯선 삶으로 부터 탈출하는 데 성공한 이란 현대문학의 거장 사데크 헤다야트. 카프카에 버금가는 이 천재 작가는 테헤란의 명문 가문에서 태어 나 국비 장학생으로 프랑스에서 유학했으나 학업을 포기하고 문학에 몰두했다. 파리에서 쓰기 시작해 7년 만에 완성한 『눈먼 올빼미』는 천 년 넘게 운문만 존재해 온 페르시아 문학에 큰 파문을 던 진 최초의 소설이며 최고의 문제작이다. 고독한 필통 뚜껑 장식사가 벽에 비친 올빼미 모양의 자신의 그림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속물들의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는 고뇌와 풍자, 혐오와 절망이 가득하다. 그리고 방의 환기구를 통해 우연히 보게 된 여인의 등장. 어떤 소설과도 다른 독특한 상상력과 눈부신 묘사, 생의 어둠에 대한 초현실적이고 광기 어린 문체가 빛을 발한다. 어둡고 슬프지만 감동적이다. 2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으나 ‘읽으면 자살하게 된다’는 우려 때문에 한때 독서 금지되었던 작품이다. ‘꼭 읽어야 할 20세기의 작품’,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 권의 책’에 선정되었다. “삶에는 서서히 고독한 혼을 갉아먹는 궤양 같은 오래된 상처가 있다.” 이 첫 문장은 『눈먼 올빼미』의 요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소설의 첫 번째 부분은 주인공과 수수께끼의 여인이 관련된 이야기이다. 어느 날 그는 작은 방의 네모난 환기구를 통해 우연히 바깥에서 있는 한 여인을 보게 된다. 그의 삶의 영감인 동시에 절망의 원천이 되어 버린 관능적이고 위험한 그 여인은 사이프러스 나무, 그 아래 웅크리고 앉은 노인과 함께 반복해서 그의 앞에 환영처럼 나타난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여인이 갑자기 그의 방으로 들어와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그녀의 시신을 가방에 담아 등이 굽은 노인의 도움으로 고대 도시의 유적지에 매장한다. 이 등 굽은 노인은 명백히 화자의 또 다른 자아이다. 그리고 그는 깨닫는다. 자신의 삶이 시작된 이래로 줄곧 하나의 시신이, 차갑고 생기 없는 움직임도 없는 시신 하나가 어두운 방 안에서 자신과 함께 있어 왔다고.
테헤란의 존경받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테헤란의 프랑스계 학교 생루이 학원에서 교육을 받으며 일찍부터 유럽의 문화를 접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25년 국가 장학금을 받고 벨기에서 공학을 공부했으나 예술에만 관심이 있던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여행으로 시간을 보냈다. 1927년에는 프랑스 마른 강에 몸을 던져 자살을 기도했으나 구조됐다.
1930년 학업을 마치지 못한 채 이란으로 돌아온 헤다야트는 생계를 위해 은행에서 일하며 단편집 『생매장』을 출간하고 희곡 「사산 가(家)의 어린 딸」을 발표하는 등 작품 활동을 했다. 열성적인 고전학자이자 번역가이기도 했던 그는 여러 고전과 외국문학을 번역했는데, 1943년에는 이란 최초로 카프카의 『변신』을 번역 ? 소개했다.
헤다야트는 진보적인 예술가들의 모임 ‘라바(사인조)’를 결성했지만 정부의 탄압을 받았고, 이란의 정치적 현실과 자신의 상황에 실망하여 인도로 떠났다. 1937년에 인도에서 대표작 『눈먼 부엉이』를 복사본 형태로 출간했으나 정작 이란에서는 1941년에야 일간지 『이란』에 연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재출간과 검열을 반복하다가, 2006년 이란 정부의 대축출의 일환으로 출판권을 몰수당했다.
1940년대에는 철학적인 문제보다 시대의 진실을 폭로하는 쪽으로 작품의 방향이 바뀌었으나 그럴수록 점점 더 절망에 빠져 마약과 알코올에 의지했다. 정치적 문제로 철저히 고립되고 박해 받은 헤다야트는 1950년에 파리로 갔으나 1951년 4월, 가스를 틀어놓고 자살했다.
주요 작품으로 장편 『하지 아카』 『눈먼 부엉이』, 단편집 『생매장』 『세 방울의 피』 『떠돌이 개』 등이 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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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조차 볼 수 없을 때 보게 되는 세상 - 류시화
삶을 끝내게 만드는 책 - 포로키스타 카크푸르
혹독한 삶과 죽음의 절박한 목소리 - 공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