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그 여자는 자기는 호화롭고 사치한 생활에 적당하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으로 끝없이 괴로워하였다. 초라한 집, 꾸밈없는 벽, 낡아 빠진 의자, 자질구레한 세간이 모두 싫었다.



“몸에 걸고 갈 보석이 어디 하나나 있어요. 아주 가난뱅이처럼 보일 테니 난 그만두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루와젤 부인은 이제는 늙어 보였다. 그는 힘이 세고 억세고 꺼칠꺼칠한 가난한 여자였다. 머리는 흐트러지고 이마는 삐뚤어지고 두 손은 검어지고 말소리는 째져 있었다. 마루에 물걸레질도 했다. 그러나 남편이 출근하고 집에 없을 때면 가끔 창가에 앉아서 옛날에 즐거웠던 밤, 자기가 제일 아름답고 인기 끌었던 그 무도회 밤을 그리워했다.

1850년 오뜨노르망디의 미로메닐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이혼 이후 어머니와 함께 노르망디 해안의 작은 마을 에트르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열세살 때 입학한 신학교에서 퇴학당하고, 평생의 스승으로 삼은 루이 부예와 플로베르를 만난 루앙의 고등학교를 거쳐, 빠리에서 법학공부를 시작하나, 1870년에 발발한 보불전쟁에 참전하게 되면서 학업을 중단한다. 전쟁이 끝나고 해군성에 취직한 모빠상은 지겨운 밥벌이와 여성편력, 꾸준한 습작으로 근 십년의 세월을 보낸다.

1880년 쎈 강 근교, 졸라의 메당 별장에 출입하던 문인들과 함께 보불전쟁을 테마로 쓴 글들을 모아 펴내기로 하고, 공동 작품집 『메당의 저녁나절들』에 단편 「비곗덩어리」를 싣는다. 이 작품으로 대중적 성공을 거두며 작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평생 환멸과 향락 사이에서 삶을 버텨오던 모빠상은 방탕한 생활이 안겨준 매독 때문에 말년에는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광기에 시달린다. 모빠상은 서너번의 자살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정신병원에 갇혀 1889년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된다.

놀라울 정도로 왕성한 창작력을 발휘한 모빠상은 『뗄리에 집』(1881) 『피피 양』(1882) 『두 친구』(1883) 『여자의 일생』(1883) 『벨아미』(1885) 「목걸이」(1885) 『삐에르와 장』(1888) 『오를라』(1885) 등 무려 삼백여편에 이르는 중단편소설과 여섯편의 장편소설, 두편의 미완의 소설을 남겼다.

사진출처 - 창비 제공